|
by 悠悠 이전블로그
창고 블로그:갱신중지
카테고리
최근 등록된 트랙백
나와 성탄절과 오노즈카..
by the first cup 내친 김에 인터넷에서 글.. by Casa Verde 봄은 맞긴 한데 흐음 by 긍정보다 좋은 마음가짐.. 개인적 추천글, 혹은 by / Kehre von Nicht / 직장인을 위한 멋진 도.. by 뽐뿌 inside 이글루 파인더
|
저작권의 문제: 한일간의 인식차 (동인을 중심으로) (1)
일본에서 한국에 대한 이미지라고 한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아마도 익숙한 것으로는 김치로 부터 시작해서,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한류, 배용준(웃음)등을 들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은 주로 공식적인 차원에서 일본인들이 한국에 대해 이야기 할 때 나오는 것들이지요. 그러나, 여기서 우리가 서브컬쳐로 눈을 돌리면 이야기는 또 달라집니다. 서브컬쳐라고 해도 다양한 장르가 있고, 어찌보면 소위 <깊은> 아시아를 안다는 의미에서는 한국도 그 내부에 포함되겠습니다만, 이 글의 주제인 <동인>이라는 세계에서 한정지어 이야기 한다면, 대표적인 한국의 이미지는 바로 <도작의 천국>이자, <불법 전재가 횡행하는 나라>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말하면 단적인 예이겠지만, 일본 동인작가분에게 다가가서 한국인이라고 이야기 하면 아마도 반쯤은 <외국인 중에도 좋아해주는 사람이 있구나> 하면서 기뻐해 주시겠지만, 아마 나머지 반쯤은 <...혹시 이 사람도 불법 전재를 한게 아닐까?> 하는 의심을 품으실 거라고 생각해요. 반대로 한국 동인작가분에게 일본팬이 있다고 하면 아마 백이면 백 기뻐해 주실 거라는 걸 생각해 본다면, 이런 상황은 분명 단적으로 일본 동인계에서 한국의 이미지가 얼마나 나쁜지를 알 수 있게 해주는 케이스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한국 인터넷에 넘쳐나는 일본의 동인 서클에 의한 그림들, 그리고 공공연히 돌아다니는 불법 스캔본들, 그리고 스캔본을 서로 공유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일본 작가분의 동인지 일부를 버젓하게 번역을 해서 자신의 홈페이지나 블로그에 게재하는 행위. 최근 점점 많은 일본의 동인 홈페이지에서 한국어로 된 경고문안을 발견할 수 있게 된 것은 이런 상황에 대한 일본 동인계의 자구책인 것으로 보입니다. 인터넷이라는 세상이 열림으로써 동인 인구도 증가한 반면, 이런 피해도 증가하게 된 것이지요. 이 중에서 일본 동인작가분의 팬인 한국분들이 최소한도의 예의로서 기억해 두셔야 할 사항은, <일본에서 동인이란 숨겨진 세계이다> 라는 점입니다. 아는 사람들만 알음알음 즐기는 세계, 절대로 대놓고 이야기 해서는 안되는 세계. 한국분들 중에서는 <자기가 좋아하는 서클을 알리고 싶다!> 혹은 <이렇게 멋진 그림을 함께 나누고 싶다!>라는 감각으로 일본 동인분들의 홈페이지에 직접 링크하거나, 아니면 출처를 밝힌 후에 그림을 무단 전재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두가지 다 일본의 동인계에서는 상상하지 못할 일입니다. 프리링크라고 밝힌 분이 아닌 이상, 직링크는 작가분께 직접 허락을 받지 않으면 안될 뿐더러, 일본에서 동인층은 결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것을 바라지 않습니다> (이 링크에 대해서도 일본 동인계는 나름대로의 룰을 가지고 있답니다. 특히 최근 리퍼러가 활성화되면서, 어지간한 접속자는 다 확인 가능하게 된 상황에서 더욱더요. 이전에 제가 편애지복공방님을 제 멋대로 소개한 적이 있었습니다만, 그건 운이 좋았던 것이 다행이 작가분께서 양해를 해주셔서 별 문제 없이 넘어가게 되었던 경우였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사실 이 부분이 한국팬분들에게는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 중에 하나인데요, 이건 한국인들에게 존재하는 <해외에서 인정받고 싶다>는 욕구를 그대로 일본분들에게 적용하면 안된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어찌 보면 사명감이랄까, 자신이 좋아하는 이 서클을 위해 하는 행위라고 생각하고 오히려 자랑스러워 하는 한국분들을 뵙는데요, 대부분의 경우 일본분들은 그걸 원하지 않으십니다. 본인들은 원하지도 않는데, 그걸 여기저기 알리고 다니는 행위도 사실은 기본적으로 폐를 끼치는 행위이지요. 물론 일부분들은 고마워 하실 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많은 경우 이것은 <부탁하지도 않은 일을 한다>는 정도로, 오히려 약간의 불쾌감을 가질 수도 있는 일입니다. 그 이유로는 1) 오타쿠라는 말이 갖는 어감에서 알 수 있듯이, 일반인들에게 괜한 오해의 소지를 줄이고, 아는 사람들끼리만 즐길 수 있는 취미로서 동인이라는 개념을 철저히 고집하기 때문이지요. 일본 내에서의 오타쿠라는 말이 갖는 부정적인 어감이 해외로 나오는 순간 많이 희석되는 것처럼, 한국에서는 이런 일본 내부에서의 <동인>에 대한 감각을 알기란 매우 힘들지요. 특히 동인이 만화팬층과 그리 분리되지 않는 한국의 경우, 일본의 일반 만화팬층과는 분리되어 있는 동인층을 이해하기란 무척 힘들어 보입니다. 조용히 자신만의 세계를 즐기고 싶은데, 왜 부탁하지도 않았는데 여기저기, 그것도 통제가 안되는 해외까지 자신의 정보가 노출되어야 하느냐? 라는 감각인거죠. 실제로 아는 사람들에게 노출되었다는 이유로 하루만에 싸이트를 폐쇄하는 작가분들도 적지 않습니다. 2) 그리고 이런 이유 중에는, 오타쿠에 대한 일본 사회에서의 차가운 시선 외에, 매우 실제적인 문제- 지난번에 간단히 이야기 했었던- 저작권 문제가 걸려 있습니다. 90년대 후반, 피카츄의 야오이 동인지 사건(자세한 내용은 가려둡니다. 보고 싶으신 분은 클릭)으로 유명해진 일본 동인지와 저작권의 문제에서, 결국 핵심은 2차 창작은 <창작>인가 <복제>인가의 문제였습니다. 특히 이 경우, 복제 중에서도 현저하게 <원래의 이미지를 훼손한> 죄가 되었죠. 허가를 받지 않은 복제, 거기다 원작의 이미지를 심각하게 훼손한 죄로 동인작가가 실형을 산 이 사건에서, 결국 법원은 2차 창작(동인)의 창조성을 부정한 것입니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모든 2차 창작은 일본 내부에서 저작권의 보호를 받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동인지 자체가 원래의 소재를 부당하게 이용하고, 심지어 이미지를 훼손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이상, 결국 모든 패러디 동인지는 포켓몬 사건처럼 언제라도 형사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었죠. 물론 각 회사마다 방침은 매우 다르고, 어느 정도 패러디를 용인하는 경우(점프계 앤솔로지 등을 보시면 아시겠습니다만)도 존재하므로 일률적으로 모두 저 경우에 해당된다고는 생각하기 힘들겠지만, 실제 동인계에 이 사건이 끼친 충격은 엄청난 것이었습니다. 결국 만약 운 나쁘게 회사에서 걸고 넘어진다면, 동인계 전체가 바로 위기 상황에 빠질 수도 있게 되는 것이죠. 이런 상황에서, 동인작가로서 자신의 사적 정보가 흘러나간다던지, 혹은 자신의 동인지가 여러가지 기회(그림의 무단 전재 및 옥션 출품등)로 일반인, 그리고 회사에게 포착된다면 실제 자신이 실형을 살 수도 있게 되는 것입니다. 물론 그 이후로 저작권 문제로는 상당히 소강국면에 들어갔고, 회사측에서도 알면서 눈감아 주는 측면도 꽤 큽니다만, 일단 선례가 생긴 이상 동인작가분들께서 <일반인들에게 노출>되는 데에 대한 노이로제를 가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한국에서 많이 보이는 서클 소개, 동인지 소개 같은 내용은 일본의 인터넷을 보시면 아마 찾기 힘드실 겁니다. 그리고 실제로, 자신이 동인활동을 한다는 것을 목숨을 걸고 숨기는 경우도 매우 많고요. 제 동행인님도 그러십니다만, 가족이라고 해도 모르도록 활동을 하시는 분들이 사실 대부분일 정도입니다. 이 정도로 비밀주의인 일본의 동인계에서 가장 두려워 하는 것이 바로 <일반인들에게 무방비하게 노출되는 것>이고, 그래서 야후옥션등에 올라오는 동인지 경매도 사실은 많은 서클들이 <절대 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하는 일이랍니다. (이와 관련해서 하나 부탁드릴 것은, 아무리 좋아하는 작가분의 책을 경매로 구했다고 해도, 절대 그 작가분에게 그 이야기를 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옥션에서 책을 구했다고 말씀드리는 순간, 아마 그 작가분의 머릿 속에 말씀하신 분은 이미 <그렇게 금지한 걸 하다니!>라는 나쁜 이미지가 굳어 버리는데 약 백표 던지겠습니다. 물론 일본분들도 실제 경매는 많이 하십니다만, 그건 어디까지나 몰래몰래랄까요, 금지된 걸 알면서도 하는 것이고, 그래서 절대 어지간한 경우에는, 동인지 경매에 참가한 적이 있다는 걸 밝히지 않습니다:) 이와 관련해 몇가지 더 쓰자면, 흔히 많은 분들이 괜찮다고 생각하시는 행위, <출처를 명기한 후 그림 전재>도 사실은 절대 해서는 안되는 행위입니다. 꼭 쓰고 싶으시다면, 반드시 작가분께 허락을 받으셔야 합니다. 한국에서는 왜인지 모르겠는데, 저렇게만 하면 괜찮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으시더라고요. 하지만 일본에서는 절대로 허용되지 않는 행위입니다. 만약 제 글을 보신 분들 중에 저렇게 하신 분들이 계시다면, 당장이라도 그 그림은 내리시고 혼자만 즐겨주십시오. 그리고 좋아하는 분의 홈페이지에 직링크 하신 분들, 지금이라도 가서 방침을 확인해 주십시오. 만약 허용하는 분이 아니라면, 친한 분들끼리 서로 알려주는 정도에서 그치셔야지 그걸 공식적으로 띄우시면 안됩니다. 그리고 공식화상의 전재도 기본적으로는 일본에서는 절대 환영받지 못하는 행위입니다. 저작권 개념이 얼마나 강한가에 대해서는 이미 간단히 설명을 했으니 더 이상 말씀드리지 않아도 될 듯 합니다만, 공식화상을 굳이 전재하고 싶으면 링크형식을 취하시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그렇게 말하는 저도 몇번 잡지 표지 등은 직접 가지고 왔습니다만;;;) 물론 일본에서도 그렇게 공식화상을 올리는 분들이 계십니다만, 결코 그걸 좋게는 보지 않는다는 사실은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다만 이 문제는 조금 애매한 것이, 일본 내에서는 굳이 넷상에 올리지 않아도 다른 매체(잡지나 광고등)를 통해 정보가 전달되는 반면, 해외의 경우는 그렇게 자유롭지 않은 상황에서 공식화상의 전재도 어느 정도까지는 용인을 하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상업적인 목적으로 생각해봐도, 그쪽이 선전이 되니까요. 하지만 지나친 화면 캡쳐등은 문제가 됩니다. 한국에서는 자신의 블로그나 홈페이지를 꾸미려는 욕심에서, 많은 분들이 남의 그림을 가져오거나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만, 일본에서는 그건 무엇보다 <자신에게는 창작 능력이 없음을 자인하는 부끄러운 행위>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 주십시오:) 포스팅이 무척 길어졌습니다만, 이런 일본 내부에서의 감각을 이해하신다면, 인터넷 상에서 벌어지는 상호간의 오해도 많이 줄어들 것이라 확신합니다. 특히 동인문화가 압도적으로 발달한 일본에 반해, 아직 많은 것을 수입하는 입장인 한국에서 보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주의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와 관련해 영어/ 일본어로 된 싸이트를 하나 소개합니다. 일본의 동인작가분들에게 해외에서 숱하게 일어나고 있는 무단전재 문제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를 소개한 싸이트입니다만, 읽어보시면 아마 많은 생각이 드실 겁니다:) 수정궁이라는 싸이트입니다, 물론 링크프리:) 그리고 이쪽은 ONLINE FANART PROTECTION이라는 싸이트로, 2차 창작의 저작권을 보호하자는 동맹입니다. 저도 이번 기회에 링크를 해두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